사운드와 GPS의 만남 – spheres in Mullae-dong:


우리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예술의 전파, 민주화된 접근성, 아티스트가 관객에게 비전을 전할 수 있는 범위와 크기를 넓혀준 시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From thecreatorsproje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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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오늘은 해외가 아닌 국내의 크리에이티브이자 제가 직접 체험해본 미디어 아트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최근 디지털의 보편화와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힘입어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훌륭한 미디어 아트 작품이 있기는 했지만 아티스트의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사람들과의 인터렉션이 늘어났다는 것이 최근 미디어 아트들의 경향입니다.

이제 소개해 드릴 작품은 “spheres in Mullae-dong”이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공동작업으로 닫힌 갤러리가 아닌 문래동이라는 동네의 골목과 거리를 무대로 스마트폰과 함께 감상하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소개하려는 이유이기도 하죠.

위와 같이 문래동 여섯 곳을 돌아다니면서 감상을 하는 것입니다. 숨은 그림 찾기 처럼 골목 골목마다 작품을 숨겨둔 것이냐구요? 아쉽게도 그런 것은 전혀 아닙니다. 그저 QR코드만 붙어 있을 뿐입니다. 관람자가 직접 자신의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 받아 실행한 후 돌아다니는 것이죠.

앱의 소개와 함께 제가 걸었던 길을 구경해 보시죠. 음악은 앱을 다운 받아 들으시거나 웹사이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링크: http://itunes.apple.com/us/app/spheres-in-mullae-dong/id435886987)

앱은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용으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은 3GS, 4 모두 이상없이 지원하는데, 안드로이드용은 갤러시S를 권정하더군요. 광고 에이전시라면 이런 제약을 거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일텐데 말이죠.

앱의 프로젝트 소개 화면입니다. 이런 작품 소개글을 읽을 때면 자주 감탄하곤 합니다. 뭘 이렇게 배배꼬인 문장과 요상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있어빌리티’ 구축을 위해? ^^;

“특정 장소의 사회적, 역사적 의의”라는 부분이 나옵니다. 잠시 얘기해 볼까요? 문래동은 서울 시내에서도 좀 재미있는 구석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방림방적, 남영나일론 같은 대형 방적 공장과 철재관련 공업사들이 모여 있었지만 정부의 수도권 이전 정책에 따라 대부분 이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공백을 채운 것이 타임스퀘어로 대표되는 상업시설과 아파트입니다.

하지만 가득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쇼핑몰이라는 타임스퀘어 바로 옆에는 집창촌이 있으며(얼마 전 성노동자들이 시위를 하기도 했지요) 거대한 아파트 단지 옆에 아직도 작은 규모의 철재공장들이 괭음을 내며 물건들을 만들고 있죠. 현대 도시의 빛과 그림자가 같은 시간에 공종하는 곳이 바로 문래동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문래동을 서울의 첼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욕 아티스트들이 나날이 비싸지는 소호를 떠나 첼시로 작업실과 갤러리를 옮겼듯이 홍대 등에 많이 있던 작업실들이 조금씩 조금씩 문래동으로 옮겨 오고 있다고 합니다. 공장으로 쓰던 건물은 천정이 높고 공간이 비어있기 때문에 작업실로 쓰기에 참 좋죠.

스마트폰을 들고 작품을 감상할 때 찍은 문래동의 모습입니다. 아직 이 문래동에 본격적으로 갤러리나 작업실이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골목골목에 그려진 그래피티를 보면 그 시기가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한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문래동 한복판에는 ‘문래예술공장’이 있습니다. 서울시창작공간이 서울 시내의 청사, 지하상가 등의 공간을 활용해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런 식의 공간이 서울 시내에 몇 개 있더군요. 문래 예술공장은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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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가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운드와 GPS가 어떻게 만났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앱의 초기화면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완성도는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이 앱을 어떻게 이용하라는 것인지, 문래동 어디서 출발하는 것인지 QR코드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등등.. 상업성이 없는 예술 프로젝트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는 점에서 순수와 상업이 어디있겠습니까?

파트 1~6의 스팟이 있는데, 순서대로 이동해야 하나 생각을 했지만 사부작 귀차니즘으로 일단 문래역 바로 옆에 있는 문래공원으로 갔습니다.

구글맵의 API를 사용했더군요. 국내 작가들마저 외국 서비스 API를 이용항 한다는 게 좀 저어하더군요. 다음이나 네이버 맵의 마인드 변화가 아쉽습니다. 모바일에서 구글 지도를 이용해보신 분은 하시겠지만 파란점은 현재 자신의 위치입니다.

지도만을 찾아 가는 과정이 마치 오리엔티어링-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어 은근 재미있더군요. 다만 저 같은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지… 매뉴얼도 없는데 당황하고나 뭐야 이건! 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골목-길을 찾아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돌아다니는 내내 앱을 실행시키고 이어폰을 귀에 꼽은 상태였죠. 계속해서 BG(백그라운드 사운드)가 흘러나와 분위기를 잡아 주었습니다.

해당포인트에 다가서면 사운드가 강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이게 GPS 좌표를 인식해 음악을 뿌려주는 것인지 아니면 앱에 기본으로 들어간 사운드인지는 깅가밍가하더군요.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구글)지도에 표시된 스팟에서 발견한 QR코드입니다. 아직 해가 저물지 않았을 때는 인식이 잘되었지만 어두워지지 (당연히도) 인식에 아려움이 생기더군요. 이 프로젝트를 만든 작가들은 되도록 밤 7시 이후에 감상을 권하면서 정작 QR코드 인식에 신경은 쓰지 않은 거 같아 야속했습니다.

중간 포인트였던 문래예술공장입니다. 새로 리모델링을 해서인지 이질감이 느껴질 만큼 산뜻해 전 별로더군요. 문래예술공장 1층은 로비와 작업실이 있었습니다. 어려 보이는 아트스트들이 무언가를 만들고 있더군요. 소심해 직접 찍지는 못했습니다. ^^;

문래예술공장 로비에 있던 프로젝트 설명서입니다. 아마도 프로젝트 집행 예산을 받기 위한 안내서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내용은 앱에 들어 있지도 않고, 또 프로젝트 사이트에도 없더군요. 역시 아쉬웠습니다.

제가 임의로 정했던 마지막 포인트 버스정류장입니다. 이 버스정류장 끝 부분에 QR코드 포스터가 붙어 있어 작가들이 작업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누군가 떼어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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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제가 감상한 것들을 보여드렸습니다. 정신 없고 어수선하시죠? 제가 감상한 느낌이 바로 이러했습니다. 사운드와 도시와 GPS의 만남이라는 참신한 시도였지만 마무리가 너무나 미흡했습니다. 순수 예술이라지만 솔직히 작가들의 무성의가 거슬릴 정도더군요. 사람들과의 인터렉션을 추구한다면 자신들이 붙인 QR코드가 잘 붙어 있는지 체크해야 하지 않나요? 시도 자체도 기분이 좋아 진 것일까요? 새로운 시도 100점에 90점. 완성도 성실도 10점 주고 싶더군요.

제 나름대로 이 프로젝트를 감상하며 아쉬운 점을 정리하자면!

1. 스토리텔링의 아쉬움: 음악만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 의도는 좋았지만 전달이 너무 미흡했습니다. 선곡하고 작업한 음악 수준도 너무 몽환적이고 방관적이었습니다. 작가들이 정한 문래동의 여섯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들려주는 방식(음악이던 나레이션이던)이었다면 더욱 흥미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2. 앱 완성도의 문제: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배포하고 관람객들이 받아 설치해 실행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 채워 넣기에 급급했습니다. 문래동 포인트를 설정했으면 그 순서를 알려주던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저 문래동 골목의 소음과 자신들이 들려주는 사운드만 들으라? 지나치게 오만한 발상이 아닐까요? 앱에 조금만 더 디테일한 설명이 있었더라 하는 아쉬움이 급니다.

3. QR코드 활용: 국내에서 QR코드를 제대로 활용하는 케이스가 전무하다시피 하는데, 솔직히 QR코드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앱 내부에 QR코드 리더가 있다지만 빛이 부족한 밤에 찍어 인식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되려 사람들이 포인트를 이동하다 작가들이 설정한 곳에 오면 그 GPS좌표를 인식해 음악이 자동으로 재생 되게 하면 어땠을까요?

4. 구체적인 작품의 부재: 지도에 핀 표시된 포인트인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구글 지도 뿐이었습니다. QR코드는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기 어려웠거든요. 그래피티던 포스터건 어떤 회화적 작품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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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사용자-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도시-골목을 돌아다니며 감상하게 만드는 사운드와 위치기반 데이터-GPS의 만남은 너무나 신선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작품이 공개되는 기간이 남았으니 시간이 되시는 분은 한번 감상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문래동은 주먹고기가 유명한 동네입니다. 관람 후 소주와 함께 맛보시는 것도 좋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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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없는, 자유롭게 자신들이 생각한 것들을 테크놀로지와 함께 펼쳐 보일 수 있는, 그래서 요즘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광고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영역의 사람들이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니까요.

채용준 Dream

소개 CHAEcopy
채카피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크리에이티브 혹은 혼자 중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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