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을 닮은 크리에이티브


“내가 쓰는 카피와 내가 만든 광고는 이제 다른 광고뿐 아니라 다른 문화 현상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사람들은 냉정하다. 광고 카피라고 핸디를 잡아주지 않는다. 카피를 능가하는 시가 있으면 사람들은 시를 기억할 것이고, TV CM보다 더 흥미로운 드라마가 있으면 사람들은 그 드라마에 먼저 빠져들 것이다. (나의 광고는 김수현을 이기는가/박웅현 – 중에서
http://goo.gl/TSAK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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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논문)피인용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1편의 논문이 얼마나 많은 논문에 인용되었는가를 측정한 것으로 연구성과의 우수성과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라고 합니다.

이 ‘피인용지수’를 광고와 예능으로 치환해보면 어떤 양상이 나타날까요?

90년대에는 광고가 꽤 잘나갔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요… 이 시대의 광고는 새롭고 다양한 문화현상을 품고 또 영향력을 미치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광고의 화법이나 스타일을 차용하고 했었죠. 단적인 예로 개그프로그램에서 광고의 장면을 따라 하는 횟수가 참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피인용지수’가 높았다고 할 수 있죠.

3~4년 전부터 이런 현상을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광고가 다른 문화현상(특히 개그)을 인용하는 횟수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최근 흘러나오는 라디오CM 중 상당수는 개그콘서트의 유행어 포맷에 상업 메시지를 대입한 것들입니다. TV CM도 예능프로그램의 자막이나 형식 등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피인용지수는 하락하고 인용지수는 급상승했다고 볼 수 있죠.

광고가 힘을 잃어가는 사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예능프로그램이었습니다. 특히 무한도전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방송은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 하늘과 같은 가수들을 불러모아 순위를 매기는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은 공정사회에 대한 화두까지도 담아내었습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촬영장비 및 편집 프로그램 등을 비롯한 기술의 발달,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도입,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 등등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시도’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요?

해외의 다양한 광고 캠페인이나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이게 광고일까? 예능일까?”라는 생각을 들게 할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 소개해드렸던 ‘루마니아를 움직인 크리에이티브 http://goo.gl/7Qqf0 ‘도 예능으로 치면 일종의 몰래카메라라고 할 수 있죠. 다만 그 스케일이 국가적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2011 깐느 MS BING의 decode by jay-z http://goo.gl/K0X69 는 사람들이 다양한 지역 돌아다니며 숨은 code을 찾는다는 점에서 1박2일의 미션수행과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능화 경향은 특히 소비자와의 소통- 인터렉티브가 중시되는 디지털 캠페인의 경우 더욱 짙어집니다. 예능의 핵심은 캐릭터이며 그 캐릭터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예능프로그램이 출연진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재미를 추구한다면 광고 캠페인은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재미와 호감을 얻는 것이겠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서두 참 길었습니다. ^^;) 크리에이티브 역시 예능과 참 닮아 있습니다. 함께 구경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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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 Catch The Flash

지난달, 비엔나에서는 나이키가 주최하는 독특한 술래잡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바로 위 점퍼를 입은 사람이 술래입니다. 이 술래를 따라잡으면 되는 것일까요? 맞습니다. 술래잡기니까요. 그러나 단순한 터치가 아니라 플래시를 터트려 잡아야 합니다.

참가자들은 나이키가 제작한 앱을 다운받습니다. 이 앱에는 도망치고 있는 술래들의 위치가 지도 위에 표시됩니다. 이를 보고서 술래를 따라잡으면 되는 것이지요. 친절하기가 서울역에 그지없습니다. ^^;

이렇게 플래시를 터트려 술래를 찍으면 강한 빛을 발함과 동시에,

지도상에 표시가 됩니다. 지도의 숫자는 각 술래들이 입고 있는 점퍼의 등번호입니다. 어떤 원리로 빛을 발하는지는 짐작가시죠? 요즘 스포츠나 아웃도어 의류/장비에는 빛반사 페인트가 칠해진 경우가 많죠? 그런 페인트를 점퍼 전체에 칠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혹은 나이키의 신상점퍼일지도 모르구요.

더불어 빛을 받음과 동시에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어 앱에 표시되게 하는 기술이 숨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구현한 것인지는 잘 모르네요.

90분간 진행된 술래잡기가 끝나고 매장에서 시상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플래시를 터트린 사람에겐

요렇게 멋진(?) 상패가 수여되었다고 합니다.

이 Catch the flash 캠페인은 작년 스톡홀름에서 진행되었던 MINI의 Gateway, 뉴발란스의 Urban dash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빛이라는 요소를 가미한 게 독특합니다. 이런 캠페인을 ARG라고 한답니다.

An alternate reality game (ARG) is an interactive narrative that uses the real world as a platform and uses transmedia to deliver a story that may be altered by participants’ ideas or actions.(from wiki)

이 ARG의 시초는 MINI Gateway 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위키에 실릴 정도의 장르를 만들어 냈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아래의 링크에서 소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goo.gl/frOPF

캠페인에 등장하는 번쩍 소재는 사실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죠. 위 이미지는 회사 앞에서 플래시를 터트려 찍어본 것입니다. 이렇게 주위에 있는 아이디어의 구슬도 꿰어야 보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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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을 이용한 제품 노출이 빈번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무한도전-무한 익스프레스는 기아 레이와 삼성 갤럭시 노트가 중요한 소도구로 등장하고, 1박2일에서는 니콘의 카메라와 렌즈가 출연진들의 손에 들려 있었습니다. 이는 달라진 방송광고법으로 인해 PPL의 폭이 넓어진 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모든 문화현상은 광고의 라이벌입니다. 이제, 광고에게 예능은 가장 큰 적으로 등장했다고 봐도 무리는 없겠지요. 그렇다고 행여 예능의 잘나감을 질투해 그 가치를 폄하하고 깍아내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한정된 광고비가 예능 프로그램의 PPL에 빼앗기고 있다고 탄식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오히려 그 성공 factor를 분석해보고 따라잡으려 애써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광고는 김수현을 이기는가?”

2004년 위와 같은 화두를 던진 CD님이 계시죠
저는 이를 사부작 비틀어 이렇게도 표현해 보고 싶네요.

“당신의 광고는 김태호를 이기는가?”

 

채용준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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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June, Chae: Creative Writer / Planner
CP 3BHQ, Communication BU at SK marketing & company
E DigitalCD@sk.com | T @CHAEcopy | G +YongJune | t /Hack | W /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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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CHAEcopy
채카피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크리에이티브 혹은 혼자 중얼거림

2 Responses to 예능을 닮은 크리에이티브

  1. Youngmin Jung말하길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ARG는 일반적으로 Mini Getaway 보다 훨씬 큰 개념인 것 같습니다. 가상의 그럴듯한 내러티브와 등장인물과 미션이 등장한다는 게 특징이구요. 가령 아우디의 The Art of the Heist 캠페인이나, 배트맨 다크나이트 캠페인이 대표적인 ARG 캠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chaecopy말하길

      그렇군요!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위키에만 의존해 알아내다보니 얕은 지식이 뽀록났네요 ㅋㅋㅋ
      앞으로도 종종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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