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의 위기, 그리고 실리콘밸리가 광고계에서 배워야 할 점


“Creativity no longer belongs to those who have the word “creative” in their title. In fact, many brilliant ideas from the past few years have been coming out of non-creative people.” By Rei In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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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얼마 전 SXSW2012가 막을 내렸습니다. (무슨 행사냐구요? 아래에 설명과 링크 달았습니다 ^^;) (화제성면에서) 깐느를 제치고 가장 핫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SXSW 관련 내용을 귀를 쫑긋! 눈은 찡긋!하고 있었지만 광고와 관련된 내용이 찾아지기가 쉽지 않더군요. 특히 AKQA의 Rei Inamoto 가 sxsw에서 ‘Why Ad Agencies Should Act More Like Tech Startups’란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레이 이나모토? 아뉘~ 또 이 아저씨 이야기야? 아니~ 아무리 광고계의 훈남(모 플래너의 표현/전 Straight입니다 ^^;) 이라도 그렇지 지겹지도 않아? 라는 분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려오는군요. 하지만 새로운 광고(특히 테크놀로지를 접목한)와 광고 에이전시의 모습에 대해 이 분만큼 많은 이야기를 하는 분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주 소개해 드리고 있네요.

아래의 Article은 Rei Inamoto 가 fastcompany에 기고한 것입니다. 그가 발표하는 SXSW의 세미나에는 갈 수 없지만 아마도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지 않았을까?란 추측을 해봄과 동시에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이제 면피가 조금 되었을려나요? ㅎㅎ 그럼, 이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붉은 글씨와 이미지는 제가 추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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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11년, 레이 이나모토는 “어째서 광고에이전시가 스타트업처럼 굴어야 하는가?” 라는 화두를 던지며 에이전시들의 역할과 그 정체성에 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매디슨 애비뉴가 아직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로부터 배우고 변화해야 할 것은 광고에이전시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테크 기반의 신생 기업을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벤처기업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엔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이 굳어지고 있죠. http://en.wikipedia.org/wiki/Startup_company

매디슨 애비뉴:미국의 광고대행사가 몰려 있는 뉴욕의 Madison Avenue로 미국의 광고업계를 의미하는 대명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Madison_Avenue#Advertising_industry

MADISON AVENUE’S IDENTITY CRISIS (AND WHY SILICON VALLEY STILL NEEDS TO LEARN FROM THE AD INDUSTRY – Rei In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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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칸느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의 CEO인 필 토마스와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그가 이렇게 물어왔습니다.

“Should I be worried about SXSW?”

최근 1~2년 새에 많은 광고업계 사람들이 칸느와 같은 광고제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신 그들은 SXSW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죠. 2011년 SXSW 참가자 수는 2년 전 같은 시기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이와 같은 분명한 변화는 IT붐에 편승하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광고업계 내부로부터 태동하는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SXSW: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의 약자로 매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영화, 음악 축제입니다. 1987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26회가 되었답니다. 처음엔 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영화를 선보이는 행사였는데, 인터렉티브 섹션이 추가된 후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 기업들도 주목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참고로 2007년 트위터가, 2009년엔 포스퀘어가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 행사이기도 합니다. 테크놀로지가 중요한 화두가 된 광고계에서도 점점 많은 광고인들이 참관을 하고 있죠. 깐느로서는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xsw.com/

지난 1년 간, 많은 광고인들이 에이전시를 벗어나 스타트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이와 같은 ‘철새’들의 말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광고에이전시가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할 수 없는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에이전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 줄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클라이언트가 원치 않는 것은 아예 팔지도 않는다고 하죠.

그렇다면 칸느는 정녕 쫄아야만 하는 걸까요?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민해야 할 것이 비단 칸느 같은 광고제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 이쯤 되면 광고업계 전체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타이밍인 거죠.

http://www.amctv.com/shows/mad-men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중에 매드맨(1960년대 매디슨 애비뉴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로 에미상 작품부문을 4년 연속 수상하는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죠. 그건 다 허구라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옛날 이야기라는 것도요. 50년 전에나 볼 수 있었던 장미빛 판타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고 할 수 있죠.

작년에 저는 Fast Company에 “왜 에이전시들이 IT 스타트업처럼 굴어야 하나?”라는 칼럼 http://bit.ly/AglteN 을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에이전시가 스타트업처럼 바뀌어야 할까? 아니면 스타트업이 에이전시처럼 바뀌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고 다녔습니다.

작년 11월, ‘Making Digital Work’이라는 제목의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또 앞서나가야 하는 광고 에이전시를 위해 거장들의 인터뷰를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도 위 질문-스타트업처럼 바뀌어야 하는가?-가 질문 중 하나로 담겨 있었죠. 다시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괜춘하실 듯 합니다. http://bit.ly/HmgZ6Y

돌아온 대답은 실제로 제각기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에이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고, 반면에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그리고 그들의 상당수가 실패하는 이유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IfWeRanTheWorld http://ifwerantheworld.com/ 의 CEO이자 BBH US의 사장이었던 신디 갤럽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에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광고인이 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때려쳐.”

로어케이스 투자금융의 설립자면서 동시에 트위터, 인스타그램, Uber 등 우량 스타트업의 고문을 맡고 있는 크리스 사카(그의 팔로워는 130만 명에 육박한다)와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는 ‘왜곡된 수익분배구조가 음반 산업, 영화 산업, 심지어 모기지론에까지 영향을 미쳐 광고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카와 갤롭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케빈 시스트롬의 인터뷰 발췌분은 AKQA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업종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니, 그들은 광고업계가 완전히 새로운 무엇인가로 거듭나거나, 혹은 새로운 것들을 모조리 소화시키려고 안달이 나있다고도 했죠.

(이미지 출처: http://bit.ly/HsuSjv)

어느 날 광고업계는 갑자기 자신들이 할리우드인 것처럼 행세했다가(브랜드 엔터테인먼트 말이죠. 이의 있으신 분?), 그 다음 날은 실리콘밸리 행세를 하질 않나(요즘은 개나소나 ‘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을 씁니다), 이제 와서는 광고, 헐리웃, 실리콘밸리를 다 합쳐 놓은 것이라고 외치고 있지 않겠습니까? (“Siliwood Madness!”는 Fast Company의 구호)

그러나 광고업계는 마치 돌도끼를 들고 탱크와 맞서듯 수십 년 전에 고안된 모델들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죠. 분명 에이전시들도 목에 핏대 세우며 변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에이전시들은 언제나 말로만 변화를 외친다는 것이죠.

정체성의 위기에 관한 문제는 비단 광고업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갤럽은 스타트업들(그러니까 그 왜 광고와 광고업계를 멸시하는 사람들 있잖습니까)이 안고 있는 ‘내면적인’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스타트업들은 광고가 아주 나쁜 것이고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bit.ly/HsuW2C)

하지만 테크벤쳐들이 하고 있다는 비지니스 모델이라는 게 어떻습니까. 십중팔구는 결국 수익의 상당 부분을 광고수익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 않잖습니까? 당장 페이스북만 보더라도 매년 37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광고수익으로 벌어들이고 있고요. 한 동안 광고에 소극적이었던 구글도 결국에는 광고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이와 같은 불가분의 관계 때문에 광고를 Dis해 마지 않는 테크덕후들도 한 두 가지쯤은 매디슨가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 예로 광고에서 위대한 전략을 가능케 하는 핵심이라면 역시 소비자 인사이트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크리스 사카는 이와 관련해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공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수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패하는 이유란 결국 소비자인사이트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자기들이 만들어 보고 싶은 아이템만 생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다시 에이전시의 경우로 돌아가서, 에이전시들이 테크놀로지에 해박한 인력을 수급하는 일은 분명 중요합니다. 그러나 구조적인 차원의 변화 없이는 결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눈 앞에 닥친 “디지털”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축구팀에 야구선수 한 명을 영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바뀐 룰에 적응하기 위해서 팀 전체의 체질이 개선되어야만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주 개최되는 SXSW에서는 수 많은 에이전시들과 스타트업들, 광고주들, 기타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모이게 됩니다. 새로운 플랫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서로 많은 것을 배울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논의가 지속됨으로써 에이전시들과 스타트업, 또는 그 주변 어딘가 위치한 사람들까지 업계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세계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chedule.sxsw.com/2012/events/event_IAP10319

편집자 주: 이나모토는 SXSW 인터랙티브에서 ‘에이전시들이 스타트업을 모방해야 하는 이유, 모방하지 말아야 할 이유 그리고 스타트업이 광고업계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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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링크에서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GYCS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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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rticle은 제 후배인 고한영군의 멋진 번역으로 소개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활락한 불금이자 평화로운 주말 만드시길 바랍니다.

채용준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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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June, Chae: Creative Writer / Planner
CP 3BHQ, Communication BU at SK marketing & company
E DigitalCD@sk.com | T @CHAEcopy | G +YongJune | t .Hack | W .WP | P pinit

정보 CHAEcopy
채카피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크리에이티브 혹은 혼자 중얼거림

2 Responses to 광고업계의 위기, 그리고 실리콘밸리가 광고계에서 배워야 할 점

  1. 조비씨 says:

    광고회사의 제작들이 바뀌지 않는 한 변화는 없다가 제 경험상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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