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광고에 대해 예비광고인이 묻고 채카피가 답해보다


대학은 좋은 대답을 얻는 곳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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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지난 금요일, 예비 광고인 한 분께서 ‘내일의 광고’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 질문들 하나 하나가 제가 답하기엔 너무나 높은 수준이었죠.

에잇! 그냥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답해드릴까 하다가^^; 이 기회를 빌어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 했습니다. 내일의 광고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담아 말씀 드려 보았습니다. 당연히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많은 의견을 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 ‘회신’을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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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제가 이렇게 메일을 드리는 이유는 인터랙티브 광고에 관심이 많은 학생으로써, 몇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입니다. 우선, 미래의 광고는 어떠할지가 궁금합니다.
둘째. 인터랙티브 시대에 좋은 광고란 어떤건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광고회사는 어떤 수익모델을 발전 시켜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일 여 년 동안, 채카피님의 글을 읽으며 제 나름대로 위의 세가지 사실에 대해 고민했으나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채카피님의 통찰력 있는 답변을 꼭 듣고 싶습니다.

(후략)

 


안녕하세요? 채용준입니다. 먼저 ‘오늘의 크리에이티브’의 애독자라니 감사함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네요. ^^; 아직 학생이신데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주신 질문에 성급하게 답변을 드리자면 “모르겠습니다”입니다. 부끄럽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미래의 광고가 어떠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답답한 마음에 인터렉티브 광고가 먼저 활성화된 구라파(미국+유럽)나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공부하며 여러분께도 소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들의 캠페인이 그대로 국내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들의 접하는 모바일이나 소셜 서비스의 활성화 여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무엇보다 사회 문화적인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다른 접근을 보여주었던 그들의 광고에 우리의 상황을 비춰 모색하는 것이 미래의 광고를 그려볼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 용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도 같습니다. 인터렉티브, 디지털, 모바일, 뉴미디어, 소셜 광고, 캠페인, 프로젝트 등등등 모두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고/마케팅 학계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정리를 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크게 기대하진 않는 바이지만요.)

 

인터렉티브 시대의 좋은 광고란 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렉티브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요? 우리의 세상은 도래했는데 커뮤니케이션 세상에 도래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좋은 광고에 대한 말씀을 드리기 전에(제게 그 깜냥도 없지만;;) 인터렉티브 시대라는 말의 숨은 함의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렉티브, 디지털, 소셜 시대라는 말은 결국 기업활동/브랜딩의 주권이 소비자(우리)에게 온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주권(이렇게 표현하니 기득권이 되네요;;)을 넘기기 위해서는 일단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고 공감하고 놀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본 감상평이 좋은 팁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건축학개론은 가장 트윗적인 영화란 생각이 든다. ‘영화가 좋다’는 얘기보단 각자의 기억과 사연을 한 마디씩 하고 싶게 만드니까. 입소문이 안 날 수가 없잖아. 완성도로 관객을 압도시키는 게 아니라 각자에게 자리를 깔아주는 영화. By @anahmik

또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말이 대답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광고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주는 광고가 최고의 광고다” 급격하게 변화된 환경(디지털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 소셜미디어의 확산, 소비자들로의 권한 이양, 그 외 미디어 환경의 급변화 등)에 맞춰 그 표현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광고가 말해야 하는 본질은 결국 위 문장에 담겨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만 ‘문자와로’ 말씀 드리면 좀 난감하실 수 있겠군요. 여전한 힘으로 세계 크리에이티브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깐느광고제(이름이 깐느 크리에이티브티 페스티벌로 바뀌었지만요)의 titanium 부문(통합 캠페인) 수상작을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titanium부문은 기존의 부문(필름, 프린트, 옥외 등)으로는 담을 수 없는 캠페인을 시상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니까요.

 

어떤 수익모델을 발전… 세번째 질문이야말로
“정말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동안 광고대행사는 편하게 돈을 벌었는지도 모릅니다. 텔레비전을 위시한 광고매체에 광고를 집행하고 그 수수료로 17.65%(공식적) 10~15%(일반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죠. 이를 media 베이스 구조라고 말합니다.

같은 노력이라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TV였습니다. 광고인의 커리어에서도 그동안 TVC제작에 참여한 게 뭔지가 가장 중요하게 취급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TV광고가 아니면 짜치다는 생각을 가진 광고인들이 상당수입니다. 광고의 규모나 전문성이 텔레비전을 위시한 4대매체 중심으로 발전한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이런 Media 베이스라는 구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쿡과 일본, 브라질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는 로펌이나 컨설팅펌과 같이 fee 베이스입니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고집하지 않고 자유로운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수익적 기반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죠. fee베이스에서는 원칙적으로 제작비 내수라는 것이 없습니다. 대행사는 전략과 아이디어를 고민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죠. 그래서 돈도 안되는 아이디어를 팔고 실현한다고 광고대행사 내부에서 꾸사리를 먹을 필요가 없는 수익적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몇몇 대행사들은 광고를 제작하는 수준을 넘어 광고주와 파트너십을 이뤄 수익을 나누는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CP+B란 곳은 도미노 피자를 위해 인터폰을 개발했습니다. 이 인터폰은 수화기만 들면 바로 주문을 할 수 있는 도미노 피자 전용 핫라인인 셈이죠. 이 인터폰으로 주문이 이뤄지면 그 수익의 일정 부분을 대행사가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또 버거킹을 위해 Xbox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광고주로 MS가 있었는데, 버거킹의 킹 캐릭터가 주인공인 게임을 개발해 유료로 판매했습니다. 판매 순위는 탑5 안에 들 정도로 인기였죠. 버거킹의 호감도와 판매가 올라간 것은 두말할 나위 없구요. 나이키+ 역시 광고대행사의 작품입니다. (스웨덴의 크리에에티브 랩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지만요) R/GA라는 대행사가 제안한 것을 나이키가 받아드리면서 태어날 수 있었죠. 네, 당연하게도 광고주의 새로움에 대한 열린 마음이 전재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신규사업부 성격의 부서를 세팅해 준비 중이지만 눈에 두드려지는(광고대행사 모델을 뒤흔들만큼) 성과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외의 거대한 광고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라고 알고 있습니다. 외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곳들도 많다고 합니다. 대신에 새로운 마인드(스토리+테크놀로지)로 무장된 곳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죠.

일부 혁신적인 대행사들은 아예 새로운 방향을 깊이 모색 중이라고 합니다. 과거 매디슨 애비뉴의 광고대행사가 걸었던 길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 걸었던 길을 참고하는 것이지요. 광고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만들고 더 나아가 상거래까지 할 수 있는 그런 거대한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포스퀘어, 구글이 그리는 모습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런 모습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이 속에서 광고대행사가 취해야 할 전략이나 태도가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향일 것입니다.

디지털화라는 것은 효율을 기본으로 합니다. 효율은 필연적으로 저비용을 낳게 됩니다. 얼마 전 P&G가 마케터를 천여명 해고한다는 기사가 나왔던 것처럼 기존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들였던 비용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광고대행사는 비용 절감의 문제와 매체의 효율성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만 돈이 안되어 쉽게 접는(접히는) 현재의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fee 베이스의 도입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미디어 베이스가 악이고 피 제도가 선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력에 대한 상응한 보상체계마련일 것입니다. 이것은 한 두 대행사가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많은 대행사가 연대해 고민해야 할 부분이겠지요.

 

좋은 사이트와 좋은 책을 권합니다

어줍잖은 제 생각보다는 좋은 사이트와 좋은 책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애드에이지, PSFK같은 사이트를 찾아가 보세요. 또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정보들을 접하며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좋은 책도 참 많습니다. 대형서점에 가보세요. 관련 서가에 수많은 책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중 서평을 잘 읽으시고 골라 읽으시길 바랍니다. 다양한 방면의 책을 골라서요.

그리고 너무 광고에만 빠져들어 고민하지 마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혹부리 소년/소녀’가 되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별 시덥잖은 농담에도 혹~하고 떨어지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는 그런 촉촉한 감성을 가지라는 의미입니다. 그런 감성과 감동이 모여 응축될 때 크리에이티브가 되는 것일테니까요.

또 만남이 크리에이티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을 넓고 재미난 것은 너무나도 많이 널려있습니다. 많은 곳을 찾아가보고(가상이던 현실이던)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생각을 나누시길 바랍니다.

지루한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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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글만 빽빽해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 거의 없으실 듯 ^^;

4월의 첫 주가 잔인하게 비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으슬으슬하네요.
부디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채용준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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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June, Chae: Creative Writer / 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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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CHAEcopy
채카피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크리에이티브 혹은 혼자 중얼거림

6 Responses to 내일의 광고에 대해 예비광고인이 묻고 채카피가 답해보다

  1. Taejay Lee말하길

    만우절은 잼나게 보내셨나요? ㅎㅎ
    이번에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암스테르담 에이젼시들의 경우도 수익 구조에 변화가 오는 것 같습니다. 저희만 해도 별도의 디지털 유닛에서 광고주 제약없이 꾸준히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발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들은 자체 투자 선제작후 클라이언트를 찾아서 파는 형태의 접근도 하고 있구요. 툴이나 디지털 프로젝트에서는 브리프를 기다리기 보다는 브리프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의 접근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 chaecopy말하길

      으아~~~ 그야말로 제가 꿈꾸는 에이전시의 모습이군요! 혹시 그런 모델이 레델란드에 국한된 것인가요? 아니면 런던이나 다른 유럽의 에이전시들도 그러한가요?

  2. Sungsoo Lee말하길

    오늘 저희도 광고대행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3시간 넘게 나누었는데,
    채카피님의 이야기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변화가 궁금해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Moon Kyoung Choi말하길

    늘 자극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 chaecopy말하길

      감사합니다.
      부족함이 많은 생각과 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응원에 감격하고 말지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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