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의 광고, 유재석을 이길 수 있는가

“당신의 광고는 김수현을 이기는가?”
2004년 위와 같은 화두를 던진 광고인이 계셨다.
2014년 조금 비틀어 이렇게 표현해 보고 싶다.
“당신의 광고는 김태호를 이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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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지난달 회사 홍보팀을 통해 ‘조선비즈’의 의뢰를 받아 글을 하나 기고했습니다. 하루만에 원고를 보내야 하는지라, 예전 포스팅하고, 사내보에 기고했던 글을 다듬고 사례를 보강했습니다. 원래의 글은 ‘예능을 닮은 크리에이티브’였습니다. ‘오크’를 조금 꼼꼼히 보시는 분이라면 어? 이 글을…?! 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나름 많은 분들께 좋은 피드백을 받았던지라, ‘오늘의 크리에이티브’ 에도 옮겨 봅니다. 기사화된 원고와는 제목과 이미지가 사부작 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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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을 닮아가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 부제: 당신의 광고는 김태호 PD를 이기는가?

 

‘피인용지수’라는 것이 있다. 1편의 논문이 얼마나 많은 논문에 인용되었는가를 측정한 것으로 연구 성과의 우수성과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이 ‘피인용지수’를 광고와 예능으로 치환해보면 어떤 양상이 나타날까?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광고가 꽤 잘나갔던 시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때의 광고는 새롭고 다양한 문화 현상을 품고 또 여러 산업에 영향력을 미쳤다. 광고가 온에어 된 후 대중들에게 입소문을 타면 다양한 영역에서 광고의 화법이나 스타일을 차용하곤 했다. 단적인 예로 개그 프로그램과 같은 예능에서 광고의 장면을 따라 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횟수가 참 많았던 시기였다. 다시 말하면 ‘피인용지수’가 높았다고 할 수 있었던 시기다.

3~4년 전부터 이런 현상을 역전되기 시작했다. 광고가 여러 문화 현상을 인용하는 횟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최근 흘러나오는 라디오 CM 중 상당수는 개그콘서트의 유행어 포맷에 상업 메시지를 대입한 것이다. TV CM역시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이나 형식 등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경우가 늘어났다. 즉, 광고의 피인용지수는 하락하고 예능의 인용지수는 급상승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광고가 대중들 사이에서 그 힘을 잃어가는 사이, 그 자리를 예능 프로그램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특히 ‘무한도전’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방송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주었다. ‘나는 가수다’나 ‘슈퍼스타 K’와 같은 프로그램은 공정 사회에 대한 화두까지도 담아낼 정도로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 할 수 있다.

과연 그런 역전현상을 일으킨 원동력은 무엇일까? 촬영장비 및 편집 프로그램 등을 비롯한 기술의 발달,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도입,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 등등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즉각적인 시도’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해외의 다양한 광고 캠페인이나 프로젝트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과연 광고일까? 예능일까?”라는 생각을 들게 할 때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가적인 스케일로 몰래 카메라를 시도한 루마니아 초코바 브랜드 ROM의 ‘The American Rom’ 캠페인을 들 수 있다.

 

The American Rom

이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 루마니아 젊은이들의 국가적 자긍심은 바닥을 치닫고 있었다. 정치, 경제 불안으로 자국에 대한 불신이 심해졌으며 루마니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오래되고 촌스럽고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ROM은 루마니아 국기를 사용한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의 인기는 날로 하락하고 있었다. 이들은 미국 브랜드인 스니커즈를 더 선호한 것이다.

그래서 극단적인 캠페인을 기획했다. 루마니아 젊은이들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나라인 미국의 국기로 ROM의 패키지를 하루아침에 바꿔 버린 것이다. TV CM도 극단적인 방법을 선보였다. 영어로 말하고 루미니아어로 자막을 달아 버린 것이다. 옥외 광고도 자극적이었다. “여기에 미국을 짓자”, “애국주의가 밥먹여주냐” 등의 카피를 달아 사람들을 고무시켰다.

이런 캠페인이 시작되자 루마니아에 대해 그토록 부정적이었던 젊은이들이 자신의 조국이 모욕당하는 것에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루마니아의 자긍심을 표출하고 원래 ROM의 패키지로 되돌려달라는 시위까지 벌인 것이다. 이에 ROM은 다 장난이었으며 원래의 디자인으로 되돌리겠다는 약속을 TV CM을 통해 알렸다.

전국민을 상대로 일종의 사기극(?)을 펼친 ‘The American Rom’ 캠페인으로 인해 ROM은 인지도나 매출 등 다양한 지표들의 드라마틱한 상승을 가져오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더불어 루마니아 국민들에게 국가적 자존감을 고취시켜 주었다는 공로로 대통령이 직접 광고대행사에 감사장을 주었다.

BING의 Decode by jay-z 캠페인은 사람들이 다양한 지역 돌아다니며 숨은 code을 찾는다는 점에서 1박2일이나 러닝맨과 같은 예능프로그램의 미션 수행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Decode by jay-z

BING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검색사이트다. 하지만 구글의 압도적인 점유율 덕분에 큰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BING의 광고대행사였던 Droga5는 사이트 방문률을 높이기 위해 획기적인 캠페인을 기획했다.

BING 웹사이트에 유명 힙합가수 Jay-Z 페이지를 만들고 Jay-Z의 자서전인 ‘DECODE’를 활용한 옥외 광고를 제작했다. 옥외 광고는 자서전의 내용과 관련된 버스 정류장, 길거리, 자동차, 접시, 농구골대, 수영장 바닥 등에 자서전 페이지를 입혀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는데, 이런 옥외 광고가 전세계 15개국에 걸쳐 설치되어 있으니 그 광고를 찾아내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힌트는 BING 웹사이트에만 공개되었으며, BING의 지도 서비스를 통해 위치를 파악하게 만들었다. 참여자들은 해당 위치에서 자서전의 한 페이지에 해당하는 옥외광고 사진을 찍고 업로드를 하면 된다. 이렇게 찾아진 페이지가 모여 가상의 책 1권을 완성하는 것이 캠페인의 미션이다. 캠페인 결과 Jay Z의 페이스북 페이지 팬은 100만명 증가하고 Bing의 방문자 수가 11.7% 증가하였으며 11억 달러에 달하는 미디어 노출효과를 기록했다. 보물찾기라는 전통적인 놀이를 디지털과 결합해 엄청난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이러한 예능화 경향은 특히 소통을 중시하는 젊은 연령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캠페인의 경우 두드러진다. 예능의 핵심은 캐릭터이며 그 캐릭터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능 프로그램이 출연진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재미를 추구한다면 광고 캠페인은 브랜드와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재미와 호감을 얻는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능과 참 닮아 있는 크리에이티브들을 좀 더 살펴보자.

 

Nike: Catch the Flash

2011년 11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나이키가 주최하는 독특한 술래잡기 대회가 열렸다. 은색의 점퍼를 입은 사람이 술래가 되고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술래를 따라잡는 방식이다. 단, 손으로 술래를 잡으면 되는 것 아니라 플래시를 터트려 잡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참가자들은 나이키가 제작한 App을 다운 받는다. 이 App에는 도망치고 있는 술래들의 위치가 지도 위에 표시되는데, 그걸 보고 술래를 따라잡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플래시를 터트려 술래를 찍으면 술래가 입고 있는 은색점퍼의 소재 때문에 강한 빛을 발함과 동시에, 지도상에 숫자가 표시된다. 이 숫자는 각 술래들이 입고 있는 점퍼의 등번호이다. 어떤 원리로 빛을 발하는지는 짐작갈 것이다. 스포츠나 아웃도어 의류/장비에는 빛반사 페인트가 칠해진 경우가 많은데 그런 페인트를 점퍼 전체에 칠한 것이다. 더불어 나이키의 신상점퍼이기도 하다. App에는 빛을 받음과 동시에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어 앱에 표시되게 하는 기술이 숨어 있다.

90분간 진행된 술래잡기가 끝나고 매장에서 가장 많이 플래시를 터트린 사람에겐 상품과 멋진 상패가 수여하는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은 100명이 채 안되지만 참가자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었으며 다양한 미디어에도 노출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KLM Surprise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릴 때가 여행에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과연 기다림의 시간이 즐겁기만 할 건가? 만약 환승을 해야 하는데 연착이라도 되면 그 기다림의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지옥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네델란드 항공사 KLM은 트위터를 이용한 깜짝 카메라로 공항에서 출발을 기다르는 승객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선사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에서 큰 상승을 거두었다.

그들은 자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KLM을 이용해 여행하는 사람들의 여행 계획을 받았다. 트위터 KLM계정에 맨션을 다는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계획을 올려달라고는 했지만 어떤 선물을 준다고는 말을 하지 않은채. 그리고 D-day. 아부다비 공항에서 깜짝 카메라가 시작되었다. 항공사 직원은 다른 직원들과 연락을 하며 첫번째 주인공이 되어 줄 승객을 찾아 나선다. 그 승객은 트위터를 통해 로마로의 여행계획을 알려준 여성이었다.

출발 게이트 한켠에 앉아 있는 승객을 발견하곤 인사와 함께 이런 말을 건넨다. “혹시 트위터에 여행계획을 올리시지 않았나요? 당신을 위해 작은 놀라움을 준비했어요”. “당신은 활동적인 여성이죠? 로마를 여행할 때 유용하게 쓰실 수 있을 거예요”라며 나이키 플러스를 선물한다. (당연히)기뻐하는 여성, 트위터에 올리긴 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 그것도 자신의 성향과 여행 계획을 살펴 본 다음 준비한 것이었기에 더욱 기쁨이 컸을 것이다.

KLM은 몇몇 사람에게만 이런 선물을 준 것이 아니었다. 워싱턴으로 IT 관련 세니마에 참석하는 승객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 그 승객은 아이패드를 통해 트윗을 남겼기 때문이다. 노숙자를 위한 집을 지으러 멕시코에 간다는 승객을 위해 영양제와 케어키트를 선물로 주는 등 수십명의 승객들에게 즐거움 놀라움을 선물해 주었다.

이 깜짝 카메라는 바이럴 영상화되어 1천만건 이상의 Buzz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천만건의 Buzz를 만들기 위해 KLM이 이용한 플랫폼은 트위터 단 하나. 이 캠페인은 소셜 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좋은 레퍼런스를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는 것이야말로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은 브랜드와 광고대행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일테니까.

 

당신의 광고는 김태호PD를 이기는가?

모든 문화 현상은 광고의 라이벌이다. 광고에게 예능은 가장 큰 적으로 등장했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행여 예능의 잘나감을 질투해 그 가치를 폄하하고 깍아 내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한정된 광고비가 예능 프로그램의 PPL에 빼앗기고 있다고 탄식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성공 요인을 분석해보고 따라잡으려 부단히 애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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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화되었던 글을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18/2014041801650.html

채용준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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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June, Chae: Creative Writer / Planner
CP 3BHQ, Communication BU at SK marketing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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